쿠팡 대리점서 ’특정 노조 가입’ 권유…택배노조 “쿠팡CLS 부당노동행위 정황”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시엘에스(CLS)의 일부 대리점이 민주노총 소속 택배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고, 한국노총 가입을 유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쿠팡시엘에스가 대리점을 통해 부당노동행위를 한 정황이 의심된다’며 서울고용노동청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8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시엘에스 대리점의 관리자들이 통화,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해 한국노총에 가입하라고 권유했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쿠팡시엘에스는 쿠팡의 물류 자회사로 전국 500여곳의 물류 영업점들과 계약을 맺고 배송망을 운영한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광주, 부산, 경북 안동 등 서로 다른 세 지역 대리점에서 지난해 말∼올해 초에 해당 대리점 소속 택배 노동자들에게 한국노총에 가입하라고 했다”며 “내 일감과 계약을 쥔 사람이 특정 노조에 들어가라고 하는 것은 권유가 아닌 강요이며,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로서 쿠팡 본사가 어디까지 관여했는지 밝혀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가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는 지난해 12월11일 전남 광주의 한 쿠팡 대리점 ㄱ팀장이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택배 노동자에게 전화를 걸어 나눈 대화 내역이 담겨 있다. ㄱ씨는 택배 노동자에게 “쿠팡에서 한노(한국노총) 좀 들라고 하고 있다”, “민노(민주노총)보다 한노가 낫겠다 그래가지고 한노를 공식적으로 좀 밀어주고 있다”며 한국노총 가입을 권유했다. 그는 “한노랑 사무실(영업점)이랑 쿠팡이랑 그냥 다 ‘짝짜꿍’이라고 보면 돼”라고도 말했다.
지난해 11월20일 부산의 한 쿠팡 대리점 ㄴ 과장은 계약을 맺은 택배 노동자에게 카카오톡으로 한국노총 온라인 가입 원서를 보냈다. 그는 “보다 실질적이고 협조적인 방식으로 소통하고 지원할 수 있는 단체와 함께하고자 한다”고 썼다.
윤중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서울고용노동청에 녹취록 등 증거자료와 함께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내며 “노동부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노·노 갈등을 부추기는 쿠팡 본사 쪽의 시도를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혜진 서비스연맹 법률원 변호사는 “특정 노조 가입을 유도하거나 권유하는 등의 행위는 노조법상 사용자의 지배·개입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며 “가입 권유에서 더 나아가 조합비 대납 등 정황까지 확인된다면 부당노동행위로 볼 소지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대리점 관계자들은 이와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관계자들은 “노동자가 어느 노조를 선택할지는 자유이기 때문에 우리가 개입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쿠팡시엘에스 쪽은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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