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공소취소 논란에 “최소한 진상규명해야”…특검 도입 힘 실어
“(검찰이) 초대형 사고 쳤으니까”, “과거엔 조작질하지 않았다”, “숟가락도 갈아서 칼 만들 수 있으니까”.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이재명 대통령의 날 선 표현에는 검찰을 향한 뿌리 깊은 불신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러면서도 핵심 의제를 언급하는 대목에선 감정을 누그러뜨린 이 대통령은 자신과 관련된 사건들의 공소취소 논란에 대해 “최소한 진상규명은 해야 한다”며 특검 도입의 불가피성을 시사했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해선 “국회 논의에 맡기겠다”며 기존의 ‘예외적 인정’ 기조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중에 따라 ‘조작기소 특검법 도입’과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공소취소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최소한 진상규명은 해야 한다”며 “(검찰 기소가)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들이 꽤 많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지휘할 수 있는 특별수사본부를 꾸려서 하는 게 훨씬 더 낫지 않겠나”라면서도 “국민·야당 입장에서는 중립적 특검이 낫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진상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제 조건을 달면서도, 본인 관련 사건을 검경이 수사하면 중립성 우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특검 도입으로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대통령은 공소취소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대통령은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며 “(과거 검찰 기소가) 잘못됐으면 시정하는 거고 잘못 안 됐으면 놔두면 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검찰청 업무보고에서도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사과’와 ‘취소’의 대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윤석열 정부 시절 자신을 향한 광범위한 수사를 지칭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이 지난 4월 발의한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은 특검 수사 대상 12건 중 8건이 이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이며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까지 부여해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신속히 특검법을 처리하려 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안팎에서 우려가 나오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6일 “특검법 처리 시기와 절차, 내용과 관련해 지방선거 뒤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숙의 절차를 거쳐 판단하도록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지방선거가 마무리되고 이 대통령의 특검 도입 의지가 재확인된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특검법 내용이 어떻게 달라질지 등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와 관련해선 국회에 일임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은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 뒤 공소청으로 자리를 옮길 검사들의 수사권 남용을 막기 위해 보완수사권도 부여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법조계에선 보완수사권으로 수사기관을 견제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피해가 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예외적 보완수사권 인정’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검찰에 대한) 불신이 너무 깊다. 국회로 넘겨서 논의를 해보고, 정부 입장을 어느 쪽으로 고집하지 말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을 겨냥해 “없는 사건을 만들고, 증거를 조작하고, 증거도 없는데 기소해서 괴롭히고. 국가가 이러면 안 된다”며 “(금도가 있는데) 검찰이 그 선을 너무 많이 넘어서 업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 결정대로) 해보다가 또 국민이 ‘이건 아니야’, ‘이건 문제 있어’ 하면 또 그때 고치면 된다”며 부작용이 생기면 이후 수정·보완하면 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새해 기자회견 때만 해도 “아주 예외적인 경우 안전장치를 만든 다음에 보완수사권 정도는 갖게 해주는 게 국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이라는 입장이었다. 당시 민주당에선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기류가 강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 대통령의 이 발언은 당내 의견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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